글
[국민일보] 2006-03-07 16:03 |
형준(가명)이는 7세 남자아이다. 돌 이후부터 한글공부를 시켰지만 입학을 앞두고도 글을 읽지 못했다. 공부를 시키려고 하면 딴전을 피우고,화장실을 간다거나 물을 마신다며 왔다갔다하기 일쑤인 데다 유치원에서도 멍하니 먼 산만 바라본다고 했다. 형준이 엄마도 아이가 혹시 ADHD가 아닌가 하여 병원을 찾았다. 놀이하는 모습을 보니 형준이는 한가지 놀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늘어놓기만 했다. 산만하다기보다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몰입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형준이가 자라온 배경을 물어보았다. 형준이 아빠는 사업을 했는데,몇년 전부터 형편이 어려워져 엄마가 맞벌이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주 부부싸움을 했고,물건을 던지며 싸운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로 형준이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밖에서 작은 소리만 나도 꼭 나가봐야 했고,부모가 장난으로 소리를 쳐도 “엄마아빠 싸우는 거예요?”라며 불안해했다. 겉으로는 ADHD와 유사하지만 형준이가 겪고 있는 문제는 전혀 달랐다. 필요한 자극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고,다른 정보는 걸러내 반응을 자제하는 것이 ‘집중’이며,이같은 고차원적인 기능은 대뇌 피질의 전두엽과 두정엽이 활성화되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형준이처럼 부부싸움,폭력 등에 노출되거나 불안정한 아이들은 뇌의 피질 아래쪽에 있는 변연계가 각성되어 학습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형준이는 뇌의 변연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즉 환경을 안정적으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형준이 부모에게 화가 났을 때는 잠시 서로 피해 있고,집에서 큰 소리를 자제하고 작은 소리로 말하도록 권했다. 형준이는 비로소 30분 정도는 차분히 앉아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한글 실력도 많이 늘어 입학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02-6357-7575). 연세누리 소아정신과 원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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